러시아로 들어갈때와 나올때, 모두 배로 이동을 했었었다. 부산에서 속초로 가서 속초에서 배타고 러시아 자루비노에 도착하고, 자루비노에서 또 버스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을 했었었다. 올때도 역시 자루비노에서 배를 타야했었는데, 이날 파도가 너무 많이 쳐서 배가 뜨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터미널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근데 이 놈의 여객터미널이 재미있는게 주위에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다는 거였다. 우리나라 여객터미널에는 피시방도 있고 까페도 있고 음식점도 있는데, 자루비노 여객터미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걸라곤 딸랑 화장실 하나. 그 주위엔 그냥 컨테이너하고 정박중인 배, 그리고 철로, 이거 세개밖에 없었다. 적어도 매점하나 정도는 있을만한데 그거도 하나 없더라. 역시 아직도 사회주의의 잔재가 남아있는..
우리가 가서 묵었던 곳은 호텔이 아니었다! 블라디보스토크 교외쪽에 알촘센터라는 교회가 있었는데, 그 교회안에 숙소가 있어서 거기서 묵었었다. 총 3층짜리 건물이였는데, 블라디보스토크지역 안에서는 조금 큰 교회였다. (한국에서 이정도 규모는 보통보다 조금 작은 정도밖에 안될것이다.) 1층에는 식당하고 행정실같은게 있었고 2층에는 본당과 목사님 사택, 그리고 3층에는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있었다. 숙소는 그냥 무난했고, 부엌같은 취사시설도 있었고 나름 괜찮았다. 딱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수압이 너무 약해서 씻는데 조금 불편했다는 정도? 호텔이 아니여서 조금 실망을 하기도 했었으나,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있는 호텔은 그 시설이 너무 좋지 않다고 했다. 침구류도 제대로 빨지 않아서 냄새도 많이 나고, 더..
프놈펜에 도착한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공식일정으로 현지 리더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앞으로 프놈펜에서 계속 지내면서 이들과 함께 어린이 사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름도 익히고 낯도 익히는 그런 자리였다. 다들 어색하게 자기소개하고 미션에 대한 얘기, 비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그랬었다. 정말 웃겼던 건 자기 소개할 때 우리는 크마에어로 “쭘립 쑤어.(안녕하세요)”라고 하면 걔네들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라고 서로 주고받았던 거다.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서로 이름도 익히고 조금씩 친해졌을 때였다. 내 옆에 앉아있던 짓뜨라가 갑자기 내 시계를 보더니, 생뚱맞게 한국어로 “이 시계 얼마예요?” 라고 물었다. 이 시계는 예전에 부모님하고 같이 가서 7만원 주고 산 시계였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한참..
프놈펜에서의 마지막 저녁이었다. 코리안 나이트가 끝나고 우리는 홈스테이를 했다. 모토를 타고 프놈펜의 밤거리를 달려 도착한 곳은 프놈펜외곽의 쁘렉쁘너 마을이었다. 그 곳에서 우리일행은 한사람씩 찢어져서 각자 하룻밤을 잘 곳으로 헤어졌다. 내가 갈 곳은 분타네 집이었다. 그의 샤리를 타고 도착한 곳은 10평 남짓한 집이었다. 거기에 침대가 세 개 있었는데, 하나는 내가 자게 될 분타 침대였고, 하나는 형 침대, 마지막 하나는 분타어머님이 주무시는 침대였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분타 침대에 걸터앉아 많은 얘기를 했다. 영어단어를 늘어놓고 바디랭귀지를 끊임없이 사용해야 하는 대화였지만, 서로가 말하는 뜻은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 대화였다. 그의 나이는 만으로 21살, 한국 나이로는 22살이다. 그의 꿈은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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