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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광장,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가면 시청앞에 중앙광장이라는 광장이 있다.

부산으로 치면 용두산 공원이 생각나는 그런 광장이다.

중간에 커다란 장군 상이 있고, 그 옆으로는 조그마한 병사 상이 두개가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커다란 시청이 있고,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도 있고, 굉장히 큰 대로가 이 광장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있는 커다란 장군 상에 1917년에서 1922년 사이에 있었던 무슨 일을 기념한다라고 적혀있긴 했는데, 나는 러시아어를 잘 못하는 관계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 당시에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부산으로 돌아오고 난 이후에 저 동상에 새겨져 있는 "1917 - 1922" 라는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한번 조사해 보기로 했다.

일단 저 광장의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중앙광장이라는 이름들 사이에서 조금 생소한 혁명중앙광장이라는 것도 존재해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보니, 중앙광장과 동의어로 혁명중앙광장이라는 말도 쓰이고 있으며, 어떤 사이트에서는 중앙이라는 말은 빼고 혁명광장이라는 말로도 쓰이고 있었다.
혁명이라는 말과 그리고 1917년이라는 시기적 단서를 통해서 더 조사해보니, 러시아 내전이라는 것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다시피 1916년에는 전세계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이 바로 저 땅 러시아에서 일어났었고, 그에 따라 소련이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모든 러시아 국민들이 사회주의 혁명에 찬성한 것도 아니어서, 당연히 나라는 친사회주의 세력하고 반사회주의 세력하고 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을 지켜보는 주위의 유럽국가들은 자국 내로 사회주의 혁명이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러시아 내전에 개입하였고, 그에 따라 다양한 세력들이 러시아 영토내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러시아 내전은 1917년에 발발하는데, 1918년에서 1920년까지 가장 격렬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랬던 러시아 내전이 1922년 10월 25일 친사회주의 세력인 붉은 군대가 반사회주의 연합체인 하얀군대 중 하나인 프리아무르 임시정부가 있었던 블라디보스토크를 점령함으로서 종결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러시아 내전이 친사회주의 세력의 승리로 마무리 되면서 러시아 혁명은 완성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저 동상에 적혀있었던 "1917 - 1922"는 바로 러시아 내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중앙광장의 저 군사상은 바로 그 러시아 내전의 승리를 기념하며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혁명광장'이라는 이름은 소련집권기간동안 저 광장을 지칭하는 이름이었을 것이고. 그렇게 혁명광장이라고 불리웠던 광장이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라는 민주주의국가가 들어서면서 중앙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체제가 바뀐 나라에서 혁명이라는 말은 잘 어울리지 않았을테니까 말이다.